변리사 컬럼
인공지능 프로그램 발명의 특허 적격성
2021.06.02 19:21
인공지능 프로그램 발명은 컴퓨터 프로그램 발명으로서 특허 적격성과 관련하여 실무적으로 유의하여 출원하여야 한다.
인공지능 프로그램 발명에 대한 각국의 특허적격성에 대한 판단 기준을 정리하고자 한다.
1. 미국
미국 특허법 제101조는“새롭고 유용한 방법, 기계, 제조물 또는 합성물 또는 이들의 새롭고 유용한 개량을 발명하거나 발견한 자는 누구든지 본 법률의 조건과 요건에 따라 그에 관한 특허를 받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미국 연방대법원은 미국 특허법 제101조의 사법적 예외(judicial exception)를 인정하여 자연법칙(law of nature), 자연 현상(natural phenomena), 추상적 아이디어(abstract idea)는 특허적격이 없다는 확고한 견해를 취하고 있다.
AI 프로그램 발명이 컴퓨터 프로그램 발명으로서 사법적 예외에 해당하는 추상적 아이디어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이와 관련하여 Bilski v.Kappos 사건에서 CAFC(US Court of Appeals for the Federal Circuit, 연방항소법원)는 전원합의체(en banc) 판결로 ‘Machine-or-Transformation Test’ (MoT Test, 특정 기계 장치에 결합되거나 재료 등을 다른 상태로 변경하는지 여부로 특허적격성을 판단)를 제시하였다. 그러나, 상급심인 연방대법원은‘MoT Test’가 유일한 판단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 이를 유일한 판단 기준으로 제시한 위 CAFC 판결은 위법하다고 판시하였다.
그후 Alice Corp. v. CLS Bank 사건(CLS Bank International v. Alice Corporation, 134 S.Ct. 2347 (2014))에서 결제 위험을 완화하는 에스크로(escrow)3) 방법에 관한 발명의 특허적격성이 문제되었는데 CAFC 다수의견은 에스크로 시스템은 추상적 아이디어 이상의‘ 상당한 추가적 요소(significantly more)’가 없다는 이유로 특허적격성을 부정하였다. 그리고 연방대법원도 위 발명이 추상적 아이디어에 관한 것이고 ‘발명적 개념(inventive concept)’ 또는 ‘상당한 추가적 요소(significantly more)’도 없으므로 특허적격성이 부정된다고 판시하였다.
이러한 Alice 사건 이후 USPTO(US Patent and Trademark Office, 미국 특허 상표청)의 특허심사편람(Manual of Patent Examining Procedure, MPEP)에는 특허적격성 판단에 있어서‘Step 1 : 특허법 제101조에 해당하는가? → Step 2A : 사법적예외사유(자연법칙, 자연현상, 추상적 아이디어)가 있는가? → Step 2B : 상당한 추가적 요소를 포함하고 있는가?’라는 기준을 제시하였고, 청구범위가 사법적 예외사유에 해당되더라도 상당한 추가적 요소를 포함하고 있는 경우 특허적격성이 인정된다고 보고 있다. 그 후 2019. 1. 7. 개정된 특허적격성 지침에는 위 Step 2A 부분을 개정하여 보다 구체적으로 ‘Step 2A prong one : 사법적 예외사유가 있는가? → Step 2A prong two : 실질적 응용(A Practical Application)이 있는가?’로 더 세분화된 판단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즉, 사법적 예외사유에 해당하더라도 실질적 응용이 있다면 특허적격성이 인정되고, 실질적 응용이 없다면 Step 2B의‘상당한 추가적 요소’를 포함하고 있는지 판단하도록 하고 있다.
실무적으로는 컴퓨터 관련 발명에 관한 명세서 작성시, 발명의 실질적 응용과 상당한 추가적 요소를 기재하는 것이 반드시 요구된다고 할 것이다.
2. 유럽
유럽 특허 조약(European Patent Convention, EPC) 제52조 제1항은‘신규하고 진보성이 있으며 산업상 이용 가능한 모든 기술분야의 모든 발명’은 특허권이 부여된다고 규정하되, 동조 제2항은 ⒜ 수학적 방식, ⒞컴퓨터 프로그램 등은 특허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그러나 특허 대상에서 제외되는 컴퓨터 프로그램이더라도 ‘기술적 특성(technical character)’을 가지고 있다면 특허 대상이 된다고 보는 것이 유럽 특허실무이다. 유럽의 경우 대체로 발명의 적격성에 대해 완화된 기준을 가지고 있어, 기술적 특성으로 주장될 수 있는 내용이 발명에 기재되어 있는 한 문제되지 않는다.
3. 일본
일본 특허법 제2조 제1항은 발명을‘자연법칙을 이용한 기술적 사상의 창작 중 고도한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고, 동조 제3항은 프로그램을 물건의 발명으로 규정하고 있다. 일본 특허·실용신안심사기준은 이러한 프로그램(소프트웨어) 발명의 특허적격성에 관하여 소프트웨어에 의한 정보처리가 하드웨어 자원을 이용하여 구체적으로 실현되어 있는 경우에 자연법칙을 이용한 기술적 사상의 창작으로 발명에 해당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는 프로그램을 매체에 저장하지 않아도 프로그램 자체만으로도 물건 발명으로서 특허받을 수 있다. 이점은 우리 특허 실무에서 방법 발명이나 프로그램 자체가 기록된 매체에 관한 물건 발명으로 프로그램 발명이 권리화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4. 우리나라
우리나라 특허법 제2조 제1항은 발명을 ‘자연법칙을 이용한 기술적 사상의 창작으로 고도한 것’이라고 규정하여 일본과 동일한 규정을 두고 있으나, 프로그램을 물건의 발명으로 규정하고 있지는 않다.
특허청은 인공지능 발명의 성립요건에 관하여‘인공지능 관련 발명에서 소프트웨어에 의한 정보처리가 하드웨어를 이용하여 구체적으로 실현되는 경우에는 해당 소프트웨어와 협동하여 동작하는 정보처리 장치(기계), 그 동작 방법, 해당 프로그램을 기록한 컴퓨터로 읽을 수 있는 매체, 매체에 저장된 컴퓨터프로그램은 자연법칙을 이용한 기술적 사상의 창작으로서 발명에 해당한다.
다만, 컴퓨터 프로그램은 컴퓨터를 실행하는 명령에 불과한 것으로 컴퓨터프로그램 자체는 자연법칙을 이용한 기술적 사상의 창작이 아니므로 발명이 될 수 없다.’라고그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프로그램 자체만으로는 특허받을 수 없지만 프로그램이 매체에 저장된 형태로 특허받을 수 있다.
맺음
인공지능 프로그램 발명은, 특정 과제를 수행하기 위하여, ⅰ) 문자, 영상, 음악, 각종 인터넷 자료 등의 데이터 수집, ⅱ) 데이터 사이의 관계를 조직적·체계적으로 구분하기 위한 학습 데이터구조 구축, ⅲ) 학습 데이터구조에 적합한 알고리즘의 적용 및 기계 학습하는 구성 등이 포함된 학습 모델이 완료된 컴퓨터 프로그램으로서 프로그램 발명 중 하나이다. 최근 최근 AI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이러한 발명이 증가하고 있으며, 인공지능 프로그램 발명의 출원시 단순히 추상적 프로그램으로 취급되지 않도록 명세서 작성에 유의하여야 할 것이다.